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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主客顚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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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갑수 작성일08-12-05 23:15 조회6,3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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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으레 예수님 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만 떠들석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이 산타클로스와 캐럴송이다. 이런 것들의 유래나 좋은 미담들은 들추면 한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런 것들이 크리스마스를 점령한 시대를 거침없이 살아가고 있는 한 신앙인으로서 그저 입이 간질거려 꼭 무슨 말이든 하고프다. 앙꼬 없는 찐빵, 맛본 적이 있는가? 내가 어렸을 때 빵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배가 아프면 어머니께서 앙꼬가 든 빵을 사주셨다. 그러면 금방 씻은 듯이 낫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빵 먹고 싶어 엄살을 부린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땐 분명히 아팠고 그러면 어머니는 약을 주시는게 아니고 빵을 사다 주셨다. 그럼 분명히 병이 나았다. 그런데 어떤 때는 빵에 앙꼬가 한쪽으로 밀려 들어있다. 그럴 때면 앙꼬와 밀가루를 한 입씩 물어 밀가루의 밍밍함을 앙꼬의 달꼼함으로 달래기도 했다. 그러나 아주 앙꼬가 거의 안 든 것들도 만난다. 그런 것들은 얼마나 맛이 없는지,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입에 물면 이리로 저리로 밀가루만 입안에서 뒹군다. 이를 두고 앙꼬 없는 찐빵이라 하지 않는가? 앙꼬를 기본으로 하여 만든 빵에 앙꼬가 빠지면 그것은 진정한 앙꼬 빵이 아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꼭 그렇다. 요샌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 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으로 열을 올리는 이들이 꽤 많지만, 그게 무슨 논쟁거리인가? 예수님의 탄생일이 그 날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크리스마스를 예수님의 탄생일로 지키며 감사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단호히 말하건대 대부분의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예수님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산타는 있다. 트리도 전구를 번뜩이며 거리에 찬란하다. 거리에는 캐럴송이 울려 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 주인공인 예수님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금 세대에게 크리스마스는 그런 것이다. 이 얼마나 엉터리 크리스마스인가. 어느 백화점은 여자 산타클로스를 세워 매출을 올렸단다. 어느 장난감 회사는 움직이는 산타 인형으로 매출이 10배 이상 올랐단다. 장사꾼들은 크리스마스가 단지 돈을 버는 중요한 기회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그저 즐기고 또 즐기는 날일뿐이다. 크리스마스 용품(대개는 트리 용품들이다)의 2/3는 불교인인 중국인들이 만든다는 보도도 읽은 적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내던지고 즐기고, 불교인은 그 기회에 돈을 벌고, 재미있는 일 아닌가? 대강절이다. 그리스도인들조차 예수님의 생일이라는 개념보다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를 즐거워하는 이들로 변질된다면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을 슬프게 하는 절기일 뿐이다. 아기 예수님을 마구간 구유에 누인 그 때 사람들이나 예수님을 빼놓고 즐기는 사람들이 무엇이 다른가? 구주 예수께서 주인인 이번 성탄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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